[몰입체험 사례] 소설가 S

심윤경 작가님은 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았고, 『사랑이 달리다』, 『사랑이 채우다』 등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녀는 장편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몰입을 체험하며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원고지 2300매에 달하는 2편의 소설을 완성하였습니다.

『몰입 두번째이야기』(알에이치코리아 발행)에 실린 심작가님의 몰입체험기를 소개합니다.

“저는 올해 소설을 쓰다가 굉장히 색다르고 신기한 체험을 하였습니다.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이 나기도 해서 저의 이야기를 친목카페에 올렸더니, 한 친구가 교수님의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하더라구요. 첫페이지에서부터 짜릿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새벽1시에 일어나서 미친듯이 일하고 있는 나, 그것이 바로 ‘몰입’체험이었다는 걸 선생님의 책을 보고 알았습니다. 이전까지는 일중독인가, 조울증인가, 별별 생각을 다 하고 있었습니다.

2011년 6월에서 8월까지 꽉 채운 3개월 동안 몰입 상태로 살았고요. 그 기간 두 권의 장편소설을 끝냈습니다. 지금은 몰입 상태에서 빠져나와서 일상적인 열중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열중과 몰입은 너무나 다른 상태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2011년 여름, 석 달의 경험은 제 인생에 이정표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보통 요즘 출간되는 장편소설의 분량이 원고지 800~1000매 정도입니다. 제가 일상생활 속에서 느리게 책을 쓸 때면 1000매 정도의 초고를 6개월에 걸쳐서 쓰곤 했습니다. 초고 완성에만 그 정도 걸리고, 이후 수정작업을 거쳐서 탈고에 이르기까지 1~2개월 더 걸리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석 달 동안의 몰입 상태에서 저는 2300매에 달하는 두 권의 장편소설을 수정까지 완벽하게 끝냈습니다. 머릿속에서 미친 듯이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마치 바가지를 들고 폭포수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보통 초고 단계의 원고는 상당히 거칠어서 오랫동안 공들여서 수정하고 다듬어야 하는데, 몰입해서 쓴 원고는 2~3차 수정을 거친 것 만큼 상태가 이미 매끄러운 것도 특징입니다. 거의 손질이 필요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이 제가 경험했던 몰입의 일반적인 측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간의 흐름을 완전히 잊음. 한번 시계 보면 1시, 다시 시계 보면 4시, 그 사이 시간이 흘렀다는 걸 인식하지 못함.
  •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름(제 작업공간은 집의 거실입니다. 옆에서 가족들이 TV를 보는지 자는지 샤워하는지 그냥 모릅니다. 말을 걸어도 엉뚱하게 답한답니다.)
  • 이전까지 문제없었던 일상 생활이 몹시 짜증스럽고 생각에만 집중하고 싶음(일상생활을 등한시한 나머지 두 달 동안 모든 공과금을 연체했고 남편의 급여통장에서 이체를 안 해서 제 통장은 부도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 정신이 다이아몬드처럼 쨍하게 한없이 투명해지는 기분.
  •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쏟아져서 도저히 일을 놓을 수가 없음.
  • 한참 집중하고 있는데 피치 못하게 일을 중단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일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눈앞에 난수표가 쏟아지듯 화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몹시 불안해함.
  • 내 몸이 10인분의 일을 해내고 있다는 만족감.
  • 뭐라도 해낼 수 있겠다는 도취감.

깊이 생각해서 나의 의문점과 생각의 모순점을 정리한 후 자료서적을 읽으면 머리가 바싹 마른 스펀지처럼 지식을 쫙 빨아들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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